그는 탈레스의 젊은 제자였는데, 탈레스가 아무런 저서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리스인 중 최초로 자연에 관한 논문을 집필한 철학자가 되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탈레스, 아낙시메네스와 함께 밀레토스학파의 철학자이다. 그가 물이 만물의 근원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까닭은 물의 성질이 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낙시만드로스 또한 스승 탈레스의 영향을 받아 ‘세계를 구성하는 근본 재료가 존재한다’는 명제에는 동의하였다. 하지만 탈레스가 만물의 단일한 근본 재료가 '물'이라고 한 것에 반해, 그는 만물을 구성하는 더군다나 근본적이고 일차적인 재료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을 서판에 그리려는 시도를 감행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독자적인 사상을 구축함으로써 그리스 시대의 철학, 특히 만물 관과 천문학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는데, 그의 독자적인 사상은 자신의 스승인 탈레스에 대한 반박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존재는 성격이 무규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어야 하므로 무한정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스승인 탈레스는 만물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는 하였으나, 물이 어떤 과정을 통해 개별적 사물로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낙시만드로스가 현대에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그가 최초로 만물의 근원이 되는 존재가 어떻게 개별적인 사물로 변하는지를 제시한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서로 반대되는 힘들(뜨거움-차가움, 건조함-습함)이 만물이 형태를 이루게 되는데, 이때 한 가지 힘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이 힘은 반대되는 힘으로 자신의 불의에 대한 벌을 받음으로써 소멸되어 ape iron으로 돌아가게 된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른 동물들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삶을 꾸려가는 데 반해 인간은 오랜 기간 양육을 필요로 하지만, 최초의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기 전 시기에 죽지 않고 생명을 유지한 것을 설명해내기 위한 나름의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동물은 본래 바다에서 살았다. 즉, 습기에서 태어났다. 또한 가시 돋친 외피로 둘러싸여 물고기의 형태를 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땅 위로 올라오면서 태양의 온기로 인해 습한 요소가 증발하면서 외피가 벗겨지고 성년이 된, 다시 말해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그것에서 나왔다고 한다.
우주가 탄생하던 시점에 뜨거움과 차가움의 기원이 영원한 물질로부터 분리되었는데, 이것에서 나온 구형의 불꽃이, 마치 나무껍질이 나무를 둘러싸듯이 지구를 둘러싸는 증기가 된다. 그리고 이 불꽃이 부서져서 하나의 바퀴의 모양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곧 태양과 달, 별이다. 태양과 달, 별의 바퀴에 있는 날숨을 위한 관 모양의 통로를 통해 우리가 태양, 달, 별을 관측할 수 있는데, 이 통로가 차단될 때 식(蝕)들이 생긴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우주의 모양과 크기를 상상하고 설명하는 데 건축학적, 기하학적 방법론을 차용했다. 그는 우주가 완전한 원통형이라고 보았다. 이때 이 원기둥의 높이는 지름의 1/3이다. 그리고 이 원기둥을 세 개의 불의 바퀴가 둘러싸고 있는데, 이것들은 바깥에서부터 각각 태양, 달, 별이며 바퀴의 둘레는 각각 지구의 27배, 18배, 9배에 해당한다.
이것들은 위에서 보았을 때 여러 개의 크기가 다른 동심원들이 중첩된 것과 같은 형태이다. 그리스 물리학의 기본이 되던 원리가 개입되어 있다. 바로 “가벼운 것은 위로, 무거운 것은 아래로”라는 원리인데, 아낙시만드로스는 흙이 4개 원소(흙, 불, 공기, 물) 중 흙이 가장 무겁고, 불이 가장 가볍다고 생각하였다.
가장 무거운 흙이 우주의 중심이 되는 땅을 이루고, 가장 가벼운 불이 천체를 이룬다고 본 것이다. 물리학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나름 합리적인 방식으로 우주의 모습을 설명했다는 점, 그리고 태양을 거대한 크기의 물질로 보고 이것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따져본 최초의 천문학자였다는 점에서 그는 천문학적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물이 땅에서 분리되고 난 후, 태양이 물을 증발시켜서 대기를 형성하도록 했다고 보았다. 이것은 다시, ‘분리되어 나오기’가 계속되고 있을 때, 건조한 ‘더 가벼운 것’과 습한 ‘더 무거운 것’으로 나뉘었다. 건조한 더 가벼운 것은 바람처럼 움직이며, 습한 더 무거운 것은 비처럼 쏟아진다. 이 과정은 계속 반복된다.
아낙시만드로스는 현재의 세계는 처음 세계가 생겨날 때와 동일한 힘들과 과정들의 지속적인 작용으로 인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지속성의 원리’로써 기상 현상을 설명한다. '더 가벼운 것‘인 바람이 ’더 무거운 것‘인 짙은 구름으로 에워싸여 압축되었다가 미세함과 가벼움으로 인해 에워싼 구름을 비집고 터져 나올 때, 그 터짐이 요란한 소리를 내는 한편, 터진 곳은 구름의 검은 성질과 대비되어 번쩍임의 분출을 만들어 낸다.
요란한 소리가 곧 천둥이고, 번쩍임의 분출이 곧 번개이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영원한 운동으로 인해 하나인 아페이론으로부터 원초적인 대립자들이 분리되어 나온다고 보았다. 이 원초적인 대립자들은 ‘뜨거운 것’, ‘차가운 것’ 그리고 ‘건조한 것’과 ‘축축한 것’ 등의, 원소들의 성질들이 아니라 원소들 혹은 최초의 물질들 그 자체이다. 이 원소들은 곧 각각 흙 공기, 물, 불에 해당하는데, 이 불, 공기, 물, 흙의 결합을 통해 만물이 생겨난다고 그는 말한다.